4만 3천원에 업글 버전을 판매한다고 해서 구매만 해놓을 생각이었다고 호기심이 생겨 윈도7에서 업글한 윈도8입니다.
출시전 나온 프리뷰 버전을 가상머신에서 한번 설치해보았는데 느낌 자체는 그때와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어색 그 자체죠 ^^;
윈도8은 두개의 UI가 공존하는 괴상한(!) OS입니다.
윈도를 처음 대중에게 알린 윈도 3.0도 이런식의 접근 - 도스와 윈도의 공존 - 을 하였지만 윈도 3.0은 기본적인 컨셉이 도스에서 실행되는 GUI 쉘의 느낌이었는데 윈도8은 타일 기반의 UI가 기본 UI이고 테스크탑 모드는 그 안에서 실행되는 형태라 완전히 다른 UI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는 괴이한 경험을 하게되죠.
일반 테스크탑에서 윈도8의 타일기반 UI를 사용할때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앱이 전체하면으로만 실행된다라는 것입니다. 제 모니터가 27인치에 2560x1440 해상도를 사용하는 고해상도 모니터라 더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위에 스크린샷처럼 내용이 별로 없는 앱의 경우는 엄청난 공간의 낭비를 하게됩니다.
공간의 낭비와 함께 멀티테스킹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앱간의 전환은 단축키나 마우스로 왼쪽 상단에서 호출할 수 있는 작업리스트를 통해 할 수 있으나 테스크탑 모드에서처럼 여러개의 창을 띄워놓고 작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아래처럼 두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시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합니다.
괜찮아 보이죠? 그러나 두 앱의 위치를 바꿔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렇습니다. 웹페이지를 작은 하면쪽에서 실행시키니 그냥 웹화면이 작게 표시될 뿐입니다. 두 화면간의 비율 조정도 되지않고 작은 화면쪽의 웹을 확대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테스크탑 모드처럼 한쪽에는 워드, 한쪽에는 참고자료를 실행시켜 놓고 하는 작업은 불가능하죠.
윈도8의 타일기반 UI는 작은 화면의 태블릿PC에서는 나름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테스크탑에서 기대하는 작업환경이 과연 이런 것일까요?
윈도8에 대해 궁금한 것은 왜 MS가 이런 OS를 만들었을까입니다. 모바일에서 존재감이 없어지고 있으니 분명 위기이기는 한데 윈도7이 충분히 성공한 지금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구조의 OS를 만든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요?
윈도8을 하루 정도 써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윈도8에서 타일기반 UI는 기본 UI이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쓸일이 별로 없다입니다. 전용 앱도 별로없고 작업표시줄에 많이 사용하는 아이콘들을 배열해 놓으며 거의 모든 작업을 기존 테스크탑 모드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윈도8의 임무는 새로운 UI를 대중들에게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출시 후 윈도8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의 작업을 데스크탑 모드에서 하고 윈도7 유저들이 업글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윈도8이 실패했다라는 뉴스가 나온다면 너무 시야를 좁게 본 것일지도 모릅니다. 상당히 성공했고 제2의 윈도XP가 될 가능성이 있는 윈도7이 있는한 가까은 시기안에 일반 PC 시장에서 MS의 위치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MS의 문제는 모바일이고 이 모바일에서 시도하는 새로운 타일기반의 UI가 사람들에게 어색하다라는 것이 문제죠.
윈도8은 이런 어색함을 줄이는 것이 목표인 OS일 수 있다라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PC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윈도8이 노출될 수록 모바일 시장에서 MS의 UI는 친숙해지죠. 예전에 윈도 모바일 시절 윈도PC와 비슷한 윈도 모바일의 시작버튼 UI를 사람들이 편하게 받아들였던 것과 같은 효과를 노리는 것이죠.
MS가 윈도8에서 노리는 것이 어떤 것이든 윈도8이 괴작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농구장에서 농구공을 가지고 축구를 하는 듯한 어색함? 윈도7을 사용중이신 분들은 싼 가격에 업글을 할 수 있지만 4만원 가지고 맛있는 식사를 하시는 것이 좀더 영양가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