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9일 구글은 다양한 제품들을 발표하는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구글만이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하드웨어 제품들은 대부분 이미 루머를 통해 알려진 것들이라 깜짝쇼보다는 공식 발표라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소개된 각 제품들에 대한 상세한 스펙과 가격은 온라인 상에 있는 많은 포스팅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라 제품 설명이 아닌 이벤트를 보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마지막에 발표된 픽셀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픽셀 C까지 지켜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구글의 하드웨어 브랜드들의 역할 분담이었습니다. 넥서스가 구글의 아이폰이 되기를 원했던 앤디 루빈 시절에는 넥서스 시리즈가 구글 하드웨어의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넥서스,픽셀,크롬캐스트가 모바일(스마트폰),PC,미디어라는 각각의 영역을 분담하는 형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브랜드/플랫폼의 통합된 힘보다는 각각 개별 팀들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 구글스러운 접근이라고 할까요? 이런 이유로 이번 넥서스 시리즈는 2012년 넥서스 7이 나온 이후 처음으로 태블릿없이 폰만 발표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넥서스 태블릿이 다시 나온다고 해도 -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 아마 7,8인치의 미디어 태블릿 형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이벤트에서 흥미로웠던 또다른 점 하나는 새로운 크롬캐스트 앱입니다. 디자인이 개선되고 성능이 좋아진 뉴 크롬캐스트와 함께 발표된 새로운 크롬캐스트 앱은 연결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관리해주는 정도의 기능만 있었던 기존 앱과는 달리 미디어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는 형태로 진화하였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것지만 새로운 크롬캐스트 앱에서는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는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표시해주고 검색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로 크롬캐스트 앱 자체가 하나의 VOD 서비스처럼 보이게 되었는데 이 자체는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넥서스 플레이어 - 안드로이드 TV의 위치가 좀 불안해보이게 하는 크롬캐스트의 발전이었습니다.
처음 이번 이벤트에 두개의 넥서스 폰이 발표될 것이다라는 루머를 접했을 때 구글이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레퍼런스 폰이라는 위치를 가지고 있는 넥서스 폰이 두개나 나올 이유가 있을까하는 생각이었는데 실제 발표를 보고나니 넥서스 브랜드의 영역을 좁히고 그 안에서 제품을 좀더 다양화하는 형태의 전략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동시에 엔디 루빈이 물러나고 선다 피차이가 총괄이 되면서 생기고 있었던 구글 하드웨어 브랜드간의 혼선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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