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가을에 발표된 넥서스 폰은 특이하게 두가지 모델로 발표가 되었습니다. 보급형인 넥서스 5X와 고급형인 넥서스 6P. 이전까지의 넥서스는 태블릿과 폰을 같이 발표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이렇게 중고급기를 구분해 제품을 출시한 경우는 처음입니다. 넥서스라는 브랜드가 안드로이드의 표준을 제시한다라는 것을 생각하면 좀 의아한 발표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제가 사용하는 넥서스 5가 2년이 되어 의무(?)적으로 폰을 교체할 시기라 사이즈가 부담스러운 넥서스 6P 대신 넥서스 5X를 구입하고 한달정도 사용한 느낌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넥서스 5X의 화면 크기는 전작인 넥서스 5에 비해 0.2 인치 커졌습니다. 수치 상으로는 큰 차이가 아니지만 실사용에서는 제법 차이가 느껴지는 크기입니다.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넥서스 5X를 사용하면서 확실해진 것은 휴대성을 해치지 않는 스마트폰의 최대 크기는 5인치라는 것입니다. 5인치를 넘어가면 적응이라는 것을 떠나 확실히 불편합니다. 손에 들고 있기도 불편하고 바지 주머니에 넣기도 힘듭니다. 접어지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기 전에는 스마트폰들의 화면 크기를 더이상 크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보급형이라는 포지션을 생각해 넥서스 5X의 성능에는 기대치가 크지 않았습니다. 넥서스 5X의 AP인 스냅드래곤 808의 성능이야 이미 알려진 것이고 구입하자마자 돌려본 3DMark 점수도 넥서스 5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실망스러운 부분은 예상보다도 성능이 좋지 않다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실사용 성능은 넥서스 5와 비슷해지만 사용 중간중간에 느껴지는 렉은 넥서스 5보다 심했습니다. OS도 같고 램도 같은 기기들이기에 AP의 성능차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라 구글 순정 안드로이드에도 이정도인데 스냅드래곤 808을 사용하였던 다른 제조사들의 제품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능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넥서스 5X와 넥서스 6P에 도입된 지문인식 센서의 성능은 아주 좋았습니다. 정말 빠르고 정확하였는데 위치가 후면이라 불편할 때가 있다라는 점이 유일한 아쉬움이었습니다. 지문인식 센서가 후면에 있는 불편함을 보안할 기능이 'Ambient Display'인데 알림이 오거나 폰을 들면 화면이 흑백모드로 켜져 시간이나 알림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기능입니다. 넥서스 6부터 도입된 이 기능은 쿨해보이는 기능이고 유용성이 있기는 하지만 불편한 점 또한 많은 기능이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폰을 손에 들고 걸어다니거나 어떤 동작을 취하면 의도하지 않게 폰이 켜지는 경우들이 많다라는 것입니다. 바닥에 있는 폰을 들면 켜지는 인식 로직이 다른 동작을 해당 동작으로 오인해 폰이 켜지는 것이죠. 특히 저처럼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와 연동이 된 상태에서는 패턴 잠금을 사용하지 않게 하는 스마트락 기능을 사용하는 경우는 이런 오인으로 인한 화면 켜짐은 상당히 불편하였습니다. 마치 넥서스의 얼굴인식 잠금해제 기능과 비슷한 느낌 - 쿨해보이기는 한데 실제 사용해보면 이런저런 불편함이 생기는 기능 - 이라고 할까요?
넥서스 5X는 몇몇 맘에 드는 기능들도 있지만 보급형이라는 포지션이 가지는 한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폰이기도 합니다. 예전 넥서스 4나 넥서스 5가 보여주었던 가성비를 기대하시면 실망할수도 있는 폰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구글의 소프트웨어 지원을 주요 구매요인으로 생각하시는 경우라면 추천을 해드리나 성능이 중요하시다면 넥서스 6P를 구매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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