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노인학대(?)를 당하고 있던 PC가 모니터부터 맛이 가기 시작해 PC관련 기기들을 모두 교체했습니다. PC는 노트북도 고려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인텔 NUC로 결정했고 그중 가장 성능이 좋은 NUC8i7HVK(코드명 하데스 캐니언)을 구매했습니다. 인텔과 AMD의 결합이라는 것으로 발표시 화제가 되었던 제품의 사용기입니다.
기대했던 NUC8i7HVK의 첫인상은 좋지 못했습니다. 부품을 장착하기 위해 분리해야 하는 판을 고정한 나사가 너무 강하게 조여 있어 나사 풀려고 AS 센터에 가는 황당한 일을 겪었고 OS설치를 마치고 사용을 하던 중 간헐적으로 들리는 비정상적인 팬 소음때문에 기기를 교체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받은 제품이 리퍼가 아니었나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제품 QC에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참고로 드라이버가 기본 제공되는 상판 나사를 제외하고 제품 내부에 사용되는 나사는 일반적인 PC에서 사용되는 나사보다 작은 것이라 집이나 사무실에 맞는 드라이버가 없을 수 있습니다. 구매를 생각하고 계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콘솔 게임기를 포함해 제가 지금까지 구입한 모든 IT 기기중 가장 고생해 설치가 완료된 NUC8i7HVK를 4주정도 사용 후 느낌은 가성비가 좋지는 못하다입니다. 좀 뻔한 결론이기는 하나 여기서 이야기한 가성비에는 단순 성능만이 아니라 위에 이야기한 품질 문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성능을 알고 있던 저의 경우는 성능보다 품질에 실망을 좀더 많이 했습니다.
이 제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마 대부분 NUC8i7HVK의 GPU 성능이 어느 정도인가가 궁금할 것입니다. 인텔이 이 제품을 홍보하면서 내세운 문구가 ‘게이밍’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제가 테스트해본 바로는 NUC8i7HVK의 GPU 성능은 GTX 1050 ~ 1050 Ti 사이의 성능입니다. 게임에 따라 1050 Ti 정도의 성능을 보여줄때도 있고 조금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전 제품보다는 월등히 높아진 성능이고 이렇게 작은 미니 PC에서 GTX 1050 Ti 급 성능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인상적이기는 하나 ‘게이밍’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성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램,SSD가 없는 베어본 상태로 130만원정도하는 기기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죠. 본격적인 게이밍 PC를 원하시는 분에게는 성능이 부족하고 공간 활용도가 높은 미니 PC를 원하시는 분에게는 불필요하게 가격이 높은 기기라는 애매한 포지션을 보여주는 기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인텔과 AMD의 조합이라는 농담인줄 알았던 것을 현실화시킨 NUC8i7HVK는 사진이나 영상 작업 등 내장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미니 PC로 하기에는 GPU 파워가 좀더 필요한 곳이나 아니면 저처럼 특이한 기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기기이기는 하지만 역시 많이 팔릴 제품은 아닙니다. PC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부분이 게이밍 PC이기 때문에 인텔의 이런 시도는 좋으나 게이밍 PC로 포지션하기 위해서는 GPU 파워가 좀더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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