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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의 두 얼굴 - FSA 아카이브 사진 : 객관성에 대한 무리수



서촌의 사진 전문 책방 ‘이라선’에서 구입한 ‘다큐멘터리의 두 얼굴 : FSA 아카이브 사진’은 1930년대 미국 농업안정국(FSA)에서 뉴딜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구축한 사진 아카이브에 수록되지 못한 사진들을 통해 다큐멘터리 사진의 다른 면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펀칭된 책 표지 사진의 임팩트에 끌려 구입한 책인데 이론가/평론가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때 흔히 드는 감정인 신선함과 무리수가 공존하는 그런 책입니다.

두명의 저자가 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간단하게 줄인다면 ‘우리가 객관적이고 사실적이라고 생각했던 사진 - 정확히는 다큐멘터리 사진 - 에도 선택이라는 행위를 통해 개입되는 주관성이 있다’입니다. 그러면서 바르트의 ‘밝은 방’에서 언급되는 사진의 주체들에 ‘선택하는 자’가 빠져있다라는 논리를 전개하고 사진을 볼때는 그 사진에서 배제된 것들을 생각해야한다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배제된 것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것은 저도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선택’과 ‘배제’는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사진이 아니라 어떤 예술에서도 작가는 ‘주관적인’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를 자신의 작품에 투영하는 것입니다. 선택의 주체를 작가가 아닌 미디어로 생각해도 정상적인 미디어라면 자신들이 이야기하려는 방향과 어울리는 사진들을 선택하지 아무(!) 사진이나 자신들의 미디어를 통해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이 책의 문제는 ‘선택’과 ‘배제’를 강조하고 위해 ‘다큐멘터리 사진’에는 이런 주관적인 선택이 없다라고 인식되어지고 있다라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에 주관성이 없다라니요? 우리가 훌륭한 사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은 그 사진을 찍은 사진가의 훌륭한 ‘주관’이 반영된 것들입니다. 이런 것을 무시하고 저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이 할 이야기에 힘을 싣기 위해 그 반대되는 것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두 얼굴 : FSA 아카이브 사진’은 도로디어 랭의 ‘이주 어머니’ 사진으로 대표되는 FSA 아카이브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라는 점에서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펀칭’이라는 방법으로 불필요한 사진을 배제한 스트라이커의 극단적인 행동에는 “왜 펀칭까지?”라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펀칭된 사진들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의 기본 전제 - 다큐멘터리 사진은 객관적이다 - 에 무리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일정한 간격으로 자동으로 찍는 사진이 아닌 사람이 찍는 사진이 객관적일 수 없습니다. 우리가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공감하는 것은 그 사진을 통해 이야기하는 사진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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